PEPDOG Series EP.9 인증은, 진짜였다 – 주식 인증샷의 함정

인증은 진짜였다. 날짜와 가격을 잘라냈을 뿐. 주식 인증샷 한 장으로 확신이 팔리던 그 여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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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보여주는 폰, 하나는 파는 폰

그에게는 폰이 두 대 있었다. 한 대에는 매수 체결 10주, 다른 한 대에는 매도 체결 300주. 인증샷은 오래전 여름 것이었다. 날짜도 가격도 잘라냈다. 남은 건 매수 체결, 네 글자였다.

보리의 넥타이는 카메라에 잡히는 데까지만이었다. 그 아래는 트레이닝 바지에 물류센터 형광 조끼. 시드백억의 인증샷을 받아 든 보리는 생각했다. 이거면 된다. 진짜인지는 묻지 않았다. 팔리면, 진짜였다.

공지는 금방 올라갔다. 세력 매집 확인, 추가 매수 구간입니다. 새 구독 결제 알림이 연달아 울렸다. 시드백억은 주식을 팔았다. 보리는 확신을 팔았다. 공지를 본 건 이번에도 백돈줄이었다. 189,700원, 신용매수. 같은 버튼, 두 번째였다. 같은 시각 다른 손이 매도 체결 189,700원을 눌렀다. 체결은 언제나 두 마리였다.

의심은 한 줄, 변호는 열 줄

의심은 한 줄이었다. 인증 날짜는 왜 잘랐고, 수량은 몇 주고, 또 최저점에 골라 샀냐는 댓글. 변호는 열 줄이었다. 공매 꺼져. 우리 펩 건드리지 마. 공매도 세력 신고함. 하트 하나면 대변인이 생겼다. 그날 시드백억의 잔고는 2,600주에서 1,400주로 가벼워졌다.

그날 밤 백돈줄은 스스로를 설득했다. 계약은 꼭 나온다고 했고, 세력이 받치고 있고, 공장도 두 배로 짓는다잖아. 이번엔 다르다. 그는 오랜만에 푹 잤다.

시드백억에게 남은 건 천사백 주였다. 그날 전까지만 줄이 버텨주면 됐다. 그때 알림이 떴다. 장기지속형 제형 특허 등록. 늘 나오던 소식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숫자가 반응했다. 200,500원, 20만 돌파. 다 팔고 나서 오르면 나만 바보다. 팔던 손이 멈췄다.

신용 ON, 미수 ON, 최대 매수. 이번 한 번만, 이번엔 내가 받는다. 처음으로, 진짜로 받았다. 반대편에서 매도 체결 200,500원을 누른 손이 말했다. “특허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그가 다시 뽑은 번호표는 4번, 맨 뒷번호였다. 나무를 찍고 온 놈이 다시 줄을 섰다.

펩트론 특허와 오송 공장, 그때 실제로는

만화 속 특허 소식에는 실제 배경이 있다. 펩트론은 세마글루타이드 장기지속형 제형(PT403)과 터제파타이드 장기지속형 제형(PT404)에 대해 국내 특허 등록 결정을 받았다. (아이뉴스24)

백돈줄이 말한 “공장도 두 배로 짓는다”는 오송 제2공장이다. 펩트론은 약 890억 원을 들여 제2공장을 짓고 있으며 투자 종료 예정일은 2028년 2월이다. 다만 이 투자는 릴리와의 본계약 여부가 정해지기 전에 시작된 것이어서, 본계약이 없을 경우 투자 회수와 가동률이 불확실해진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한국경제)

주식 인증샷을 믿기 전에

리딩방이나 종목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주식 인증샷은 날짜, 수량, 계좌 전체 잔고가 함께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다. 10주 매수를 보여주면서 300주를 팔 수도 있고, 몇 년 전 체결 화면을 오늘 것처럼 올릴 수도 있다.

인증샷이 돌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건 하나다. 지금 이 글을 올린 사람은 사는 쪽인가, 파는 쪽인가. 체결은 언제나 두 마리고, 그중 하나는 반드시 반대편에 서 있다.

더 자세한 당시 상황과 차트는 펩탕사 네이버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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