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DOG Series EP.13 하루를, 샀다 – 기술평가 종료 당일
펩기견은 사채를 쓸 용기가 없었다. 엄마 집은 용기가 필요 없었다. 펩트론 기술평가 종료 당일, 그가 산 하루는 엄마 서랍에서 나왔다.












서랍은 이미 휑했다
새벽 4시 2분. 비번은 그대로였다. 주무신다, 주무신다. 서랍은 이미 휑했다. 남은 건 순금 반지 하나. 상한가 한 번이면 더 알 굵은 걸로 사드리면 돼. 그가 가져간 건 마지막 하나였다.
시세 80만 원짜리를 50만 원에 올렸다. 2분 만에 일곱 명이 연락해 왔다. 급한 쪽이 언제나 싸게 판다. 반대매매도 급매였다. 이 시간에 급하신가 봐요. 월세가 좀. 마감은 여덟 시였다. 그는 사십일만 원을 넘기고, 하루를 샀다.
은행은 아홉 시에 연다. 엄마는 여덟 시 반에 와 있었다. 번호표는 1번. 받는 분 백돈줄, 금액 50만 원, 메모 월세. 이제 필요 없는데. 이건 안 써. 그날 아침 그를 살린 돈은 전부 엄마 것이었다.
본전까지, 상한가 한 칸
시작부터 마이너스였다. 담보는 종가로 잰다. 130,900원, 그 위에서만 그는 살아 있었다. 보리의 방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늘이 그날이죠, 27년 쇼부 아직 유효합니다. 조리사 글 전부 신고하세요. 블로그, 종토방 전부. 그는 담보비율 138.6%로 남의 글을 신고하고 있었다.
오후, 주가가 136,500원까지 올랐다. 보리님 말이 맞았어. 그는 메모장에 적었다. 지금 가격이면 상한가 177,400원, 평단 173,700원, 본전. 카드론, 카드깡, 엄마 300, 반지. 본전까지 상한가 한 칸이었다. 이건 안 쓴다고 했는데. 아니야, 쓰는 게 아니야. 불리는 거야. 월세라고 받은 돈이 그날 가장 비싼 가격에 들어갔다. 4주. 보리는 그 인증을 공지로 고정했다. 이게 믿음입니다. 엄마 돈 4주가 보리의 공지가 됐다.
그리고 하한가. 하한가에도 줄이 있었고, 그는 맨 뒤였다. 어차피 안 팔리는데. 털기면 내일 돌아와. 열세 번 걸고 열세 번 지웠던 예약매도를 그는 열네 번째 지웠다. 골드양 땐 팔고 싶어도 팔 수 없었다. 오늘 아침엔 안 팔리려고 반지를 팔았다. 오늘 밤엔 팔 수 있었다. 팔지 않았다.
펩트론 기술평가 종료, 그날 실제로는
2026년 10월 7일 오전, 펩트론 주가는 한때 12만5900원까지 내려가 있었다. (아이뉴스24) 그리고 같은 날 오후, 회사는 일라이 릴리와의 스마트데포 기술평가 기간이 종료됐다고 공지했다. 후속 상업화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주가는 장 마감 뒤 애프터마켓에서 28% 넘게 빠졌다. (한국경제)
하루를 사는 비용
담보 부족을 메우려고 급히 마련한 돈은 대부분 시세보다 싸게 판 무언가에서 나온다. 80만 원짜리 반지가 50만 원이 되듯, 급할수록 가격은 사는 쪽이 정한다. 그렇게 산 하루는 손실을 줄여주지 않는다. 손실이 확정되는 날을 하루 미룰 뿐이다.
그리고 그 하루 동안 사람은 대개 한 번 더 산다. 본전까지 상한가 한 칸이라는 계산은 늘 그럴듯하지만, 한 칸이 오지 않으면 그 돈은 가장 비싼 가격에 묶인다. 하루를 산 돈이 누구의 것이었는지 기억하는 게, 다음 하루를 사지 않는 방법이다.
더 자세한 당시 상황과 차트는 펩탕사 네이버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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