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DOG Series EP.14 붙잡는 손이, 먼저 나갔다 – 하한가와 IR 후기
그날 빠져나간 건 처음부터 없던 자와 남을 붙잡은 자였다. 펩트론 기술평가 종료 공시가 뜨고 펩트론 하한가가 찍힌 날, 정예방에서 벌어진 일.












믿음의 크기가 수익의 크기입니다
오늘은 사람 좀 들어오겠네. 보리의 증권 앱은 휴대폰 맨 뒷장에 있었다. 시가부터 마이너스였다. 흔들기입니다. 세력 장난입니다. 개미 털기입니다. 보리는 차트를 읽지 않았다. 이름을 붙였다. 의심은 강퇴로 처리됐다.
신용인데요, 반대매매가 걱정돼요, 물타기해도 될까요, 종가 130,900원 넘을까요. 질문은 달랐지만 답장은 같았다. 믿음의 크기가 수익의 크기입니다. 복사 붙여넣기였다. 보리가 그날 처음 들여다본 숫자는 주가가 아니라 인원수였다. 381명에서 451명. 고정 공지에는 백돈줄의 4주 인증이 걸려 있었다. 이런 게 광고지. 보리는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 몰랐다. 알 필요도 없었다.
계약이 떴어도 0주, 안 떠도 0주
16시 2분, 공시. 기술평가 기간 종료, 후속 상업화 계약 체결 없음. 16시 4분, 변동성완화장치 발동. 종료??? 계약 없음이 뭐예요. 보리님 어디 계세요. 보리는 조용히 생각했다. 계약이 떴어도 0주였어. 안 떠도 0주야. 그날 PEP를 보고 계좌가 안 흔들린 건 하나뿐이었다.
보리님 계좌 인증 부탁드립니다. 말은 많았다. 보여줄 계좌는 없었다. 보유 종목이 없습니다. 대신 쥐가 있었다. 정보통 쥐는 IR에 전화를 걸었다. 공시된 내용이 전부입니다. 추가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1분 12초. 쥐가 IR에서 들은 건 두 문장이었다. 후기는 내가 쓰면 되니까.
IR 통화 후기(길어요). 담당자 목소리 나쁘지 않았음, 계약 질문엔 웃으면서 말 아낌, 분위기상 끝난 거 아님, 개인적으론 오히려 기회. 통화는 1분 12초였고 후기는 스무 줄이었다. 저도 하따 들어갑니다. 인증은 진짜였다. 1주였다. 그리고 같은 시각, 쥐의 605주는 매도 주문에 걸려 있었다. 보리는 계좌 대신 쥐의 후기를 보여줬다. 고맙다, 쥐새끼. 후기 한 장이 잔고보다 낫네.
하따 추매했습니다. 하한가에 산 자들이 줄을 비웠다. 줄이 풀리자 아무도 줄을 서지 않았다. 같은 밤, 같은 종목. 엄마 돈은 그날 가장 비싼 가격에 들어갔고, 쥐의 주식은 그날 밤 마지막 가격에 나갔다. 남들이 버틴 덕에 쥐는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정예방. 정보통님이 나갔습니다. 관리자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다음 타자는 이미 정해졌습니다.
펩트론 기술평가 종료 공시, 그때 실제로는
실제 공지도 비슷한 시간대에 나왔다. 2026년 10월 7일 오후 펩트론은 릴리와의 기술평가가 종료됐다고 밝혔고, 후속 상업화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회사는 기술평가 종료가 사업화 협력 가능성까지 끝낸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후속 협력의 구체적인 방식과 시점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평가 종료 시점에 상업화 계약 결과를 함께 안내하지 못한 점은 무겁게 받아들인다고도 밝혔다. (한국경제)
주가는 장 마감 뒤 애프터마켓에서 28% 넘게 빠졌다. 만화 속 IR의 “공시된 내용이 전부입니다”는, 확정된 사실이 공시 한 줄뿐이었던 그날의 분위기를 그린 장면이다.
펩트론 하한가 날의 IR 후기와 하따 인증을 읽는 법
악재 공시 직후 커뮤니티에는 IR에 직접 전화해봤다는 후기와 하한가에 따라 샀다는 인증이 빠르게 올라온다. 회사 IR은 공시되지 않은 정보를 개인에게 따로 알려줄 수 없다. 공시 외에 더 들은 게 있다는 후기라면 그 자체로 의심해야 한다.
하따 인증도 마찬가지다. 1주 매수 화면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같은 계좌의 매도 주문은 화면 밖에 있다. 인증이 쏟아지는 날일수록 그 인증을 올린 사람이 줄의 어디에 서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더 자세한 당시 상황과 차트는 펩탕사 네이버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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