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DOG Series EP.3 나만 믿어 – 유료 리딩방의 탄생
주가가 다시 고개를 든 날, 그는 깨달았다. 종토방은 너무 좁다고. 유료 리딩방의 시작이었다.








구독자 37명에서 24,000명까지
반등 한 번에 그는 투자 인플루언서가 됐다. 링라이트를 켜고 “PEP 45만 확정?!” 썸네일을 걸었다. 첫 구독자는 37명이었다.
10월,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평가 계약 공시가 뜨고 상한가가 찍히자 판이 바뀌었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7거래일 만에 10만 원 돌파, 구독자 24,000명. 진짜 정보는 월 39만 원짜리 VIP방에서만 준다고 했다. 투자자문업 등록은 하지 않았다.
실탄이 모자라자 그는 가장 믿을 만한 곳부터 찾았다. “3개월이면 두 배로 돌려드릴게요.” 포장마차에서는 “너네만 알려주는 거다, 지금이 바닥이야.” 정보는 공짜였다. 대가는 나중에 청구됐다.
1,200억 유상증자. 상반기 매출은 10억이었다. 공지는 짧았다. “유증은 호재입니다. 전원 청약 참여!!” 전세금을 넣었다는 사람, 마통을 뚫었다는 사람 사이에서 누군가 물었다. “근데 대표는 얼마나 참여함?” 그 사람은 강퇴됐다. 의문을 가진 자는 조용히 사라졌다.
주가는 129,500원까지 갔다. 그는 더 이상 개미가 아니었다. 그리고 기업설명회. 채널 전부를 건 “그 한마디”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 -24%, 상장 이래 최대 거래대금.
전세금 어떡하냐는 메시지와 VIP비 환불 요청 사이에서 그는 방송을 켠다. “불법 공매도 세력의 개미털기입니다. 절대 팔지 마세요.” 공매도는 여전히 금지 중이었다. 그는 같은 답을, 이번엔 수천 명에게 나눠주었다.
유료 리딩방은 무엇을 파는가
펩트론 리딩방이든 다른 종목의 방이든, 유료 리딩방이 파는 건 정보가 아니라 확신이다. 상한가 한 번은 실력처럼 보이고, 구독자 수는 신뢰처럼 보인다. 하지만 등록 없이 돈을 받고 종목을 찍어주는 영업은 그 자체로 위험 신호다. 금융감독원도 미등록 유료 리딩방을 대표적인 불법 투자자문 사례로 꼽으며 여러 차례 주의를 당부해 왔다.
바이오 유상증자 국면은 이 구조가 가장 잔인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매출 10억 회사의 1,200억 증자를 호재라고 부르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그 근거를 묻는 질문이 강퇴로 돌아오는 방이라면, 거기서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차트가 아니라 출구다. 주가가 무너진 뒤에야 사람들은 이유를 공시에서 찾는다. 그 전에 단톡방에서 사라진 질문들부터 떠올려볼 일이다.
펩트론 유상증자와 릴리 계약, 그때 실제로는
2024년 8월 16일 펩트론 이사회는 약 1,2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예정 발행가는 4만5450원, 자금은 시설자금 650억 원과 운영자금 550억 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투데이) 같은 해 9월에는 상반기 매출이 10억 원 수준에 그쳐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가 거론되기도 했다. (뉴시스)
만화 속 “근데 대표는 얼마나 참여함?”에 대한 실제 답도 있다. 최호일 대표는 2024년 10월 21일 보유 주식 17만3000주를 시간외 블록딜로 팔아 약 155억 원을 마련했고, 이 돈으로 배정 물량의 50%에 청약하고 주식담보대출 일부를 갚겠다고 했다. (데일리팜)
그리고 2024년 10월 7일,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맺었고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았다. (아이뉴스24) 만화 속 “10월,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평가 계약 공시. 상한가.”가 이 장면이다.
더 자세한 당시 상황과 차트는 펩탕사 네이버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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